오늘의 ~~시 ! No. 132

#  수라 (修羅)

-  백석

거미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밖으로 쓸어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어니젠가 새끼거미 쓸려나간 곳에 큰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 한다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알만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 적은 새끼거미가
이번엔 큰 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어나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고이 보드러운 종이에 받어 또 문밖으로 버리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다가
쉬이 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

지난  여름, 사돈 어르신 문병갔을 때  우리가 함께봤던  거미.

 정휴도  누군가가  고이 받어
엄마와 
아빠와 
오빠와
이모에게로  보내주었으면...
문 밖에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이모는  가슴이  메이는구나.


   이모는  기억해.
정휴가 얼마나  예쁘고  귀여운 아이였는지.
 우리 약속해.
이모가  기억하는 한  정휴는  늘  이모와 함께라는 걸.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정휴를 생각하며  울지 않을 수 있을까.
by 다마네기 | 2009/10/21 12:47 | 詩 詩 한 얘기들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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