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의 자동차 면허 취득기 노랫소리

평소  자신과  운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앞으로도  평~생  없을거라고   확신하며  살아온  다기.
그녀는  자신의  (운전에 대한) 겁많음과  소심함,  그리고  산만함을  잘  알고 있었기에   친구들이  20대,   더 늦게는  30대  초반에  하나 둘  면허를  딸 때에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장롱면허'로  오래 오래 묵혀두거나  몇몇은   면허증을  딴 뒤  3~4년  뒤에야   하나 둘  운전을 하며  돌아다녔지만  그런  모습들이  전혀 부럽지 않았고   그저  대단하다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던  다기가,
엄청난  길치, 기계치,  박치, 음치, 몸치,  거기에다  눈치까지  없는  다기가,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고   정말  어이없는 일을  저질렀으니...

무료한  하루 하루를  지내던  어느 날,   문득  자신에게  뭔가  새로운  자극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 다기.
며칠 전  TV에서  99세에  운전 면허를  딴  할아버지  소식도  봤고,   요즘  길에선    할머니들이  옆에  손주를  태우고  드라이브 하는  모습들도  종종  눈에 띄고,   그  모습들이  또  얼마나  멋지던지...

그래!  바로  그거야.
저 분들도  다  따는데  왜  내가  못 해.
이렇게   무기력하게  지내느니  나도  뭔가  자극이  필요해.
글구  사회복지사가  되려면   운전(그것도  1종 보통)은  필수란 말이쥐~~~~~~~~

엄청  게으르다가도  한 번  feel받으면   아무도  못 말리는 다기.
그날로 바로   자동차 운전 전문학원에 등록.  그날이  바로  9월 4일.
학원의  접수 담당 언니는  필기시험 예상 문제집을  주시며   "여기서  다  나니까  이것만 보시면  다  합격이예요~" 라며  다기를  안심시켰다.

이어  다기는  자신의  전속  스타일리스트  미꿀과 함께  사진관에  들러  반명함판  사진도  찍고, 월욜에  시험보기로 해놓고  펑~ 펑~~놀다가   공부를  안해도  너~~~무 안한게  맘에  걸려   시험은  수욜로 연기.
근데  막상  수욜까지도   공부를  안해도  너~~무  안한 다기,  그냥  보기엔  양심에  걸려서  또  금욜로  연기.
-  그즈음   강릉은   온통  연기로 자욱.^^

막상  금욜이  됐을  때,  공부안했기는  마찬가지.
또  연기해봤자  공부  안할게  너무나   자명하므로  그냥  보기로  작정하고  -  사실  다기는  모든  시험을 앞두고  공부라는 걸  해 본적이  없어요.ㅠㅠ -   필기 시험에 돌입.
낯선  용어들로  가득한   문제들이였지만   윤리적인  답들로만  골라  체크했더니   95점.  하하!
앞으로  닥칠  자신의  미래는   생각도  못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유자인  불량양파의  조언에  따라  1종 보통을  신청한  다기는   우여곡절 끝에  2시간의  기능 교육을 받고   기능 시험도  당당히 (사실은 겨우 겨우) 85점으로  합격.
-  다기가  하도  우왕좌왕  하니까   강사님은   "여기서  떨어지면  신문에나요.   이게  아주  기초적인 건데  이러면 안돼요~~"라고 하셔서  정말  신문에  날까 두려워  열심히  했더니  합격의 영광이...

9월  15일  도로주행  첫날.
연습용  트럭에  올라  핸들 잡고  주행한지 20여 분 만에  시동 꺼먹기  수차례.
옆에서  강사가  소리 소리 지르는데도  엉뚱한  기어를 넣어서  타이어 타는  냄새가 모락 모락.
강사가  권유하기도 전에  내가  먼저  깨달았다.
난  도저히  1종 보통은  안되겠다고...

내가  2종 오토로  바꾸겠다고  하니   그제서야   얼굴에  화색이  도는  강사님.
" 어허 ~  몸도 작고  힘도 없는데  왜  굳이 1종을...  그걸  꼭  따야겠어요?  1종은  따도  써 먹을데가  없어요. "라며  강조,  또 강조.
곧바로  강사가  운전석에,   다기는  보조석으로  자리를 옮기고 학원으로  돌아와  2종 오토 차량으로  바꿔탔다.
오잉?  근데  와...  이건  완죤~~ 범퍼카잖아?
너무 쉽고  좋~~다고   온갖 푼수를  다 떨며  즐겁게  강습 마무리.
연세가  좀  있으신  강사님은  옆에서  계속  하하하  할배 웃음으로  화답.

9월  16일  도로주행  둘째 날.
엉?  어젠  정말  쉽던데  오늘은  왜이러지?   이상하게  타면  탈수록  겁이난다.
핸들잡은  손엔  왜이리  힘이 들어가는지,  글구  시험 코스는  또  왜이리  긴건데?
A,B코스  길도  잘 모르는데  신호등은  또  왜그리 많고  헷갈리는지...
핸들만  잡으면  아노미 상태가 되는  다기.ㅠㅠ

9월  17일   도로주행  셋째 날.
우아앙~~  내일이  시험인데  다기는  아직  암것도  모르는  어리버리  수강생.
베테랑  강사는  아무래도  하루 더 타야겠다며   천천히 하자신다.
예,   암요~   그래야죠.  ㅎㅎ
오잉?  근데   강습비는  왜이리  비싼가요?
달랑  두 시간에  98,600원.   ㅡ,.ㅡ;;

9월  18일   도로주행  넷째 날.
에헴,  (남들보다  하루 더  타니까)  이제 좀  길을 알 것 같군.
아닌가?  에고공,   근데  여긴  또 어디?  이런 데가  있었나?  B코스는  이제 좀 알 것 같은데  A코스는  아직  영~~~
다기는  도로주행  내내  이 영화를  보는  기분이였다. 흐흐흐

제발  내일  B코스가  당첨되길...
그나저나  여전히  우왕좌왕하는  다길 보며   강사님은  이젠  체념하신듯 "그래도  낼  시험봐야지?"  하셨다.
그럼요,  봐야죠.   돈이  아까워서라도  시험은  봐야죠.  우아앙~~~~~~~

대망의  9월 19일   시험날.
내가  왜,  도대체  왜  면허 딸  생각을  했을까?  왜이리  무모한  도전을...
여태까지  그  어떤 시험을   앞두고도 (공부  하나도  안했어도)긴장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왜이리  긴장되는지.  
청심환이라도  먹을 걸 그랬나?  내가 왜   돈 들여가며  이런  고통을  자초했을까.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왕  시작했으니  제발  사고만 내지 말고   넘  심하게  우왕좌왕하진  말고  적당히 하고  돌아오자.
합격은  바라지도  않아.  흐흑.

첫 번째  수험생인   서른 한 살의  아기 엄마는  무난히  합격.
-  겁난다고  난리더니...에공,  부러워  죽겠어요!!!!
두 번째  수험생은  20대 초반의  중국인.
도로주행을  띄엄 띄엄 했다더니  불합격. 
-  얘한텐   미안하지만  어휴~   다행이다.  나  혼자만  떨어지면  창피할텐데  동기가  생겼군.흐흐
세 번째,  네 번째    수험생은  둘 다  20대  후반의  아기엄마.
게다가  둘 다   보험 설계사.   모두들  어찌나  야무지게  잘하는지  얘네들도  모두  합격.

드뎌  다섯 번째  수험생,   겁많은  30대  다기.
중딩때  좋아했던  농구선수  김유택을  닮은   시험관은  " 자,  출발하세요~" 하더니  그 후론  아무 말씀도 않 해주신다.
다기가   우왕좌왕 할 때 마다  한숨을  푹 푹  쉬더니  나중엔  안되겠는지   핸들도  조정해 주고,   마지막  유턴에선  아예  자신이  직접  핸들을  잡고  운행(?)하셨다.

다기의  긴박했던  10여 분의  주행이  끝나자 마자   봇물터지듯   쏟아지는  시험관의  지적.
엄청  답답하셨을 텐데  그래도  감정을  누르시며  찬찬히 (나름 친절하게) 다기의  잘못된  주행에 대해  짚어주셨다.
어디가  어떻게  잘못됐으며,  그러니  이런 점들을  고쳐  오셔야 한다고.
근데  분위기 파악 못하는   푼수인  다기는  (그래도  점수가  궁금해서)몇 점이냐고  아주  해맑게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시험관은  황당함을  감추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 점수고 뭐고  원래 실격이예요.  근데  그냥  불합격으로   해드릴테니  연습 더 하고  오세요.  죄송합니다 ~ "

푸 하하하!   옙. 
-  말은  이렇게  했지만   다기는  재시험 볼 맘이  없었다.  
원래  다기는   운전관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사람.
걍  55만원을 투자해  4일 동안  운전이란 걸  해 본 것에  만족하겠음.
돈  아깝단 생각도  안들고  정말  여기가  나의 한계야. 
그럼,  그럼.   난  날  잘 알아.  흐흐흐
야홋!   이제  난  운전에 대한  중압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임?  아... 행복해 ~~~~

친구들은  나의  불합격 소식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부분  1종 면허를  딴  그네들은   학원에선  어지간하면  다  합격시켜 준다던데...하며  아쉬워했지만  난  전혀  아쉽지 않았다.
철딱서니 없는 다기는  그냥  더이상  운전 연습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좋았을  뿐. 
그래,   이런 차 (아니, 배)도  잘 못타는 애가  무슨  운전은...

그날 밤.
친구들과  놀다  늦게  집으로  돌아온  다기,   거실   소파에서  TV를  보고 있는  사악이를  그냥  지나치려다  그냥  맘껏  (비)웃으라는 생각으로   면허  떨어진  얘길했다.
글구  확고하게    재시험이란 건  없을거며  난  역시  운전이랑은  안맞는 것 같다고 얘길 했더니  사악이는  뜻밖의  소릴 했다.
" 왜  시험을 안 봐?  돈이  얼만데.   지금 아니면  또  나중에  돈 더  들여서  딸거야?  내가   주말에  주행 시켜 줄테니까  월요일에  시험 봐. "
 
오잉?  이게  뭔 소리...  " 싫어,  난  또  봐도  떨어진다니깐~~  글구  형부 차로  연습을  어떻게 해?  보조 브레이크도  없으면서...  사고난단  말이야.    난  안 볼꺼야."

" 야! 사고 안 나.  주말 내내  10번 씩  타면  돼.  다음에  시험 보면  붙는다니까.   떨어지면  또  보고,  또  떨어지면  또 보고 붙을 때 까지  내가  계속  연습시켜 줄 테니까  계속  시험 봐!"

우와...  저 사람이  왜  이러지?   난  정말  시험보기 싫은뎅...
그래도  사악이의  말이  고마웠다.
근데  과연  사악인  내일도  내게  저렇게  말할 수 있을까?
오늘 시험에 붙은,  젊은   보험 아줌마는  자기네  형부가  정말  천사인데  연습할려고  그러니  차 좀  빌려달라니까  끝까지  열쇠를  주지 않더라던데,   또   불량양파의  그   순하디 순한  남편도  불량양파에게   운전 가르쳐 주면서  윽박질렀다던데  하물며  사악이는...


9월  20일  사악이와의  도로주행  첫 날.
자신의  운전 미숙으로  사고날까봐   바짝  긴장한  다기완  달리  여유있는  사악이.
출장갔다 온  다음날  쉬지도  못하고...  미안한  맘 가득이지만  자기가  가르쳐 준다고  했으니까 ... ㅎㅎ  그냥  맘 편히  수강했다.
우선  B코스부터.
B코스는  차량이  많이  안 다니는  외진 곳이므로  시험도  이 곳에서  볼  확률이  높다는  사악선생의  말씀을  따른  것.
(실제 첫 번째  시험도  B코스 였음.)

강사님이  알려주신 것 보다  훨씬 더  디테일한  신호등에 대한   설명과  코스 안내.
글구  다기의  고질병이였던  핸들링에 대한  세심한  보충 설명과  실습.
사악인  남에게  무언가  가르쳐 줄 때  굉장히  신나하는 사람이다.
그럴 때  옆에서  '우와 ~~,  어쩜  그렇게  잘 해~~'라는  추임새를 넣어주면   완죤  up되는  싸나이.^^
암튼  그런  스승님에  국가대표 호들갑  제자가  만났으니   사악선생과의  도로주행은  정말  편하고  즐거웠다.

너무나  자연스런  주행에  " 나  생각보다  운전에  소질이 있나 봐~  ㅋㅋ 겁만 낼게  아니였어.  그치? " 라고 했더니  사악선생은  정색을 하며  " 뭔 소리야.  지금  얼마나  위험했는지  모르지?  아까도  한  세, 네 번은  사고 날 뻔 했어"
" 오잉?  진짜?  난  형부가  신경질 안 내길래  내가  엄청  잘한 줄 알았어.  푸 하하하!"

암튼  그날  다기는  1시간  조금 넘게 타고  집으로  돌아와  뻗어버렸다.
온 몸은   긴장으로  뻣뻣해지고...
사악선생의  연수비는  피자와  치킨으로  대신했다. ㅎㅎ


9월  21일   사악선생과의  도로주행  둘째날.
오늘은  어제  못돌아 본  A코스.
여긴  평소에도  운행 차량이  많은  택지 부근의 도로.
시험 볼  가능성은  적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준비는 해놓아야 한다.

다기가  딱 한번  주행을  끝냈을 때, 사악선생은  말씀하셨다.
"여긴  도저히  안되겠어.  차들이  넘 많이 다녀서 위험해."
긴장으로 온 몸이  굳은 다기는  " 그래,  그래.  일단  여긴  형부가  타고  난  길만  외우는 걸로.  그게 어디야.  그걸로도  충분해. 호호호"
그렇게  A코스를  세 바퀴 정도  돈 뒤, 우린 B코스로  향했다.

B코스로  가는 도중,    사악선생은  갑자기  차를  정지 시키더니  차 구경 좀 하고  가자며  중간에  자신의 차를 세우고  휴대폰을  꺼내  건너편의  빨간  스포츠카를  열심히  찍어댔다.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 야,   저  차가  얼만지 알아?  5억 정도는  할 걸"
-   ㅋㅋ역시  사악이도  남자긴  남자구나... 
형부!  내가  나중에  로또라도  당첨되면  저런  차  몇 대라도  사줄께.  진짜로. 호호 ~~

운전 걱정으로  새벽에  일어난  다기가  졸리니   커피 타임 좀  갖고  타자는  제안도  거부한 채,  사악선생은  B코스에  도착하자 마자   교육방침을  스파르타식으로  바꾸셨다.
"자,   함 해봐."
"  아아...  좀  쉬고  하자니깐.  난  내 상태를  잘 알아. 지금 또  하면   긴장이  안 풀려서  사고 낸다니깐~~~"
" 괜찮아.  그냥  어제처럼만  하면 돼.  그럼  합격이야!"
다기는  정말  겁이 났지만   사악선생의  강압에  못이겨  운전석에  앉았다.
아니나  다를까   이미  지칠대로  지친  다기는  실수 연발.
어제  다  이해했다고  생각했던  신호등  신호보는 것도  헷갈리고  힘이  빠져서 핸들 조작도  미숙, 미숙, 미숙씨~~
옆의 사악선생이  없었다면   정말  무슨  사고라도  났을거다.

사악선생은  어젠  잘했는데  왜 그러냐며   회전할 때 핸들링이랑  유턴할 때만  신경쓰면  된다고,  그럼  합격할 테니  걱정말라고  하셨다.
근데도  다기는  이미  의욕 상실.
옆에서  계속    정말  내일  시험 안 볼거라고,  형부의 정성과  열정이  고마워  그냥  보려고 했는데  정말  안되겠다고,  겁도  너무 나고  일단  내일 시험보기까지  그  중압감에  시달리는 게  너무 싫다고  징징댔다.

순간  사악선생의    얼굴에선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처제를  향한  정말  딱하다는  감정을  잔뜩 실은    안타까움이 지나는 걸 다기는  놓치지 않고  보았다.
근데  그러거나 말거나  난 정말  시험을 안 볼 작정이였다. 흐흐흑
" 이렇게  고생해 놓고  안 본다는게  말이 되냐? "
그치만,  그치만  난 정말  넘 무서운걸...

"이따  저녁에  두 바퀴만  더  돌아.  글구  그냥  시험 봐.  그럼  무조건  합격해."
"몰라 .  일단  집에 가자.  봐,  아까 전에   내가  좀  쉬었다 해야 한다 했잖아.  난  내가  잘 알아.  난  옆에서 넘  후.달.기.면.  안된다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기는  결심했다.
그래,   떨어지더라도  시험은 봐야겠어.   그냥  사악이를 위해 보는 거야.   이렇게  열심히  해줬는데  시험을  안 본다는 건  넘  미안한  일이잖아...

그날,   사악선생도  넘  힘드셨는지  저녁 먹자마자  곯아떨어졌고  다기는  이상하게  더이상  떨리지도,  긴장되지도 않았다.
그래,   그냥  함 해보는 거야.  대신  이번에  떨어지면  더 이상의    재시험은  없는 걸로.
난  그냥  거기까지인거야.    그게  내  최선인걸  뭐...

9월  22일  두 번째  시험 날.
저번에  떨어졌던  중국인  여자애는  보이지 않고  1종  보통에서  떨어진  32살 짜리  아이(아직 미혼)가  날  반긴다.
이  아이완  도로주행  연습하는  날짜가  같아서  정이 많이  들었다.
게다가  얘도 다기만큼이나  긴장하고.ㅎㅎ

오늘  시험보는 사람은  딸랑 3명.
근데  2종 오토는  나  한 명이다.
잉~~ 나 혼자    떨어지면  정말  창피할 텐데...ㅠㅠ

코스 추첨을  내가 하게됐는데  다행히  B코스. (이거 정말 뭔가  있는 듯.^^)
그나저나  내가 첫 번째로  시험본단다.
이걸  어째.  두 번째라도  되면  그나마  복습도  되고  맘도  더  안정될 텐데...ㅠㅠ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걍 해보는 거야. 
사악 선생,  내게  힘을  주세요~~~

오잉?  미치겠다.
처음부터 차선이  헷갈리기 시작,  에잇!  하지만  이런 사소한(?)문제는 괜찮아.
좌회전,  우회전  코너  도는 거,  글구  유턴만   잘하면 돼.  그럼  이 정도  실수는  만회될꺼야.

우앙... 첫 번째  고비,  우회전에서   내가  잠시  멈추기도 전에  갑자기  신호가  바뀌는  바람에   어떨결에  겨우 겨우 위기 모면.
옆의  시험관  (첫 시험때랑  같은  분)이   또  한숨을  쉬신다.  ㅜ.ㅜ
그래도  이번엔  좀  봐주실 듯한  분위기가  폴~ 폴~~ 나길래  다기,  신~~나게  가속 구간을  내달렸다.
두 번째  고비에서 (또  우회전 코스)도  겨우 겨우  통과,   핸들링이  불안해서였는지   또  한숨을   쉬려다  그냥  참으시는  시험관님. 

불안 불안하게  세 번째,  네 번째  고비들을  잘(과연?)넘긴 뒤  대망의  마지막  유턴.
그래,   이 정도면  됐어.   그냥  연습했던 것  만큼만.   다기,  겁먹지 말고  담대하게,  크게  핸들을  돌려버려!
근데  오마낫!  내가  유턴을  하려고   하자마자  브레이크를  키익!  밟아 버리는  시험관.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방금 전까진  보이지도  않았던  트럭을  필두로  웬 차량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옆 차선에서    질주 중인게  아닌가.
아,  망했다.

흐흐흑,  어떻게...  사악이  얼굴을  어떻게 봐...
보조  브레이크도  없는 차로 (자기  목숨걸고 ) 이틀동안  친절히  가르쳐 줬는데  내가  무슨  면목으로  사악선생을  본단말인가...
시험관은  한숨을  또 한번  쉬시더니   차분히   " 이제  도세요. 핸들을...  아!  참... 이젠  다시  풀어야지.  가요.  밟아요.  더!!"  라고  하셨다.

도착점에  다다른  다기는   시험관이  얘길 안하셔도   알 수 있었다.
이젠  더 이상  시험은  없다.
일단  운전의  공포에서  벗어났으니  좋아.
그러나   다만,  난  다만...  갑자기  눈물이  나려는걸  겨우 참았다.
사악이 한테   미안할  뿐   아쉽거나  속상하진  않았다.

체념한  상태로  시험관의  다음 지시를  기다리는데  시험관은  뒷 순번의  수험생을  내리라고 하더니  나즈막히,  또 어김없이  한숨을  쉬시며   말씀하셨다.
"연습하고  온 거예요?"
"예.  주말 내내  형부가  열심히  가르쳐 주셨는데... 형부한테  면목이 없네요. 흐흑."
"이거  굉장히  위험한 거예요.  이 상태로  도로 나오면  정말  안되는  거예요.   연수  진짜  많이  받으셔야 합니다.   합격이예요."

옙?  정말요?   어머,  정말  감사합니다.  흐흐흑.
다기,  바보처럼  울어버렸다.
시험관은  속으로  이랬을 것이다.
' 너  정말  운전하면  위험해.   넌 사실  불합격인데   다  형부 덕분인줄  알아!!!!!'

시험관의  배려와  사악이가   내게   준  격려와  노력과  열정이   고마워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근데  창피해서  차에서  얼른  닦고  내렸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강사(3일 동안  도로주행 시켜주셨던  할배)님과   32살의  내 재수 동기생이 자기일처럼  기뻐해 주었다.
다행히 오늘 본  세 명은  모두  합격!

오후에  면허증  찾으러 학원에  가면서  음료수  상자를 들고 갔다.
그동안   가공할만한  운전 열등생을  잘  가르쳐 주시고  합격시켜  주셔서  감사하다고  강사님과  시험관 님께  또 한번  인사 드리고  싶었지만   모두들  바쁘신지  뵐 수 없었고   접수 언니랑만  인사하고 왔다.

와...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난다.
다기는  이제  (어쨌거나)  운전 면허 소지자.
2종 오토를  두 번이나  시험봐서  겨우 겨우 딴 (사실은  얻어 낸)거지만.  ㅋㅋ 

강사님은  감  잃어버리기 전에   연수  많이  받아서 (엄청  강조하셨음^^) 운전 하라고  하셨지만  할배!  전  다  알아요.
전  그냥  제  목숨과  다른  운전자들의  목숨을  위해,   글구  우리나라의  원활한  교통  순환을  위해  면허증은   장롱에 콕!쳐박아 둘거라구요.  호호호

이번에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난  운전관  인연이  없는  사람이란 걸.
면허증  따려고 도전했다는 거  자체에   큰  의미를  두겠다.
사악이의  격려와  닦달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재시험.
거기에  도전했다는 게   제일  중요하다.

약  1주일 정도  학원  다니면서  다른  수험생들과  정이  많이  들었다.
같은 목표를  위해   같은 걱정을 하며 같이  긴장했던   언니,  동생들.
-  다기,   처음보는  사람들  족 족  다  붙잡고  1종 보느냐,  2종 보느냐,  운전이  무서워 죽겠다는 둥,  면허 딸  맘은  애초부터  없었는데  이젠  어쩔 수 없이  따야한다는 둥,  무슨  동네  반장 아줌마처럼  갖은  오지랖을  다  떨고 다녔다.  ㅡ,.ㅡ;;
내가  첫 번째  떨어지고   재시험은    포기할꺼라  했을 때  " 그러지  말고  꼭  다시  하세요.   합격 하실꺼예요."라며   힘을 주던  사람들.

그네들에게서  많이  배웠다.
자기가  하는 일에    필요해서,   혹은  아이들  때문에  꼭  있어야 할 것 같아서 ,  각자  필요와  목적은  달랐지만  목표달성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던  사람들.
그들의  빛나던  열정과  다부진  각오들.
잊지않겠다.
날  끝까지  격려했던  사악선생의  닦달도.

면허증일랑   장롱에  고이  모셔둔 채
난  앞으로,  
또  여전히,
모든 걸  발로 뛰겠소.  두두두 ~~  희열다기



#   다기의  블로그 대기실
이모의  면허증  취득을  축하하는  체조요정,   소희의   깜찍한  볼연기! ^^




*  시험에 대한 공포로  무서울 때마다  인터넷에 올라 온  선배님들의  시험 후기를  찾아 읽었다.
평행 주차도  강사의  설명보다  인터넷으로  배우는 게  더  쉬웠음.
-   다기는  운전을  글로 배웠어요!

후기들을  보며 젤  부러웠던 게   바로  면허증 인증 샷이였다.
그래서  나도  이렇게...^^
사진이  좀  요상하게   나왔지만  그냥  올려 봄.
 여기엔  다기 대신  사악이  이름이  들어가야  함.ㅋㅋ

덧글

  • 나무 2012/10/24 16:09 # 답글

    다기님 합격축하드려요!!! 짝짝짝!!!!
  • 다마네기 2012/10/24 16:13 #

    어머나! 다이애나~~
    정말 너무 오랜만이예요. 잘 지내고 계시죠?
    요즘 자주 다이애나 생각했더랬어요.ㅎㅎ


  • 2012/10/24 16:1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0/24 17:1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0/24 17:2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0/25 10:3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이너플라잇 2012/11/08 11:49 # 답글

    축하드려요...잘할거예요...
    할수록 는답니다~~~~~~
  • 다마네기 2012/11/09 12:31 #

    어머! 어머!!! 이게 얼마만이예요~~~
    잘 지내셨죠?
    안그래도 몇 번이나 놀러갔었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어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했답니다.

    글구 제 면허증은 장롱속에서 얌전히 잘 쉬고 있어요.
    시험볼 땐 그렇게 겁나더니 요즘 괜히 또 운전해보고픈 맘이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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